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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질 일상/책꽂이

18 #17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백영옥

2018년 17번째 독서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국내도서
저자 : 백영옥
출판 : 아르테(arte) 2016.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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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50%는 유전적 설정값에 의해 결정된다. 이 말은 환경에 따라 결정되는 건 겨우 10%정도이고, 행복감을 느끼는 능력의 50%는 운 좋게 타고난다는 것이다. 뭔가 억울하지 않은가? 하지만 나머지 40%는 자신에게 달려 있다고 하니 포기는 이르다. 그렇기 때문에 행복에는 반드시 연습이 필요하다는 게 학자들의 주장이다. <세상 모든 행복>



인간의 행동 중 일부는 감정 없이, 의식적인 목적 없이, 자아와 목표 사이의 진정한 동화 없이 그저 습관처럼 이루어진다. 의미 없는 행동은 우리를 행복으로 이끌지 않는다. 이와 반대로, 의식적으로 노력하고 진심을 갖고 행동할 때 행복을 경험하고, 감각을 깨울 수 있다.


시간 시야가 좁아진다는 건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미래'를 걱정하지 않은 채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간다는 뜻이다.

과거와 미래에서 자유로워지면, 자신에게 주어진 이 순간에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지 정확히 알게 된다.


적당한 결핍은 쾌락을 증폭시킨다. "아이스크림 데이"

기다림은 우리에게 결과를 떠나 과정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오리혀 만끽이라는 말은 이 설렘 뒤에만 따라오는 충만일지도 모른다.


행복은 지속적인 감정이 아니기 때문에 가장 행복해지는 방법은 '큰  행복'이 아니라 '작은 행복'을 '자주' 느끼는 것이라고.


사람은 결코 변하지 않는 게 아니다. 사람은 다만 천천히 변한다. 어떤 것도 영원히 머물지 않는다.


우리는 분노의 건강한 기능을 거세당하거나, 상실한 채 살아간다. 마음의 응어리를 풀지 않고 놔두면, 그것이 남기는 무의식의 상처는 꽤 오랫동안 자신을 괴롭힌다. 화를 내야 할 상대에게 분출하지 못한 짜증은 마치 중금속처럼 우리 몸속에 차곡차곡 불순물로 축적된다. 짜증이나 신경질의 화살은 결국 나를 향하기 때문에 살아가면서 화를 내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은 중요하다.


어쩌면 고백은 '말'보다 '태도'가 더 중요한 것인지 모른다. 사랑한다고 고백하고 싶다면 '사랑한다!'는 메시지보다 언제, 어떤 방식으로, 그것에 진심을 담아 상대에게 전달할 것인지 고민하는 게 더 중요하다. '미안하다'는 말 역시 마찬가지다. 태도는 곧 행동이다. 고백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하는 것이다. 진심을 다해서!


부모는 종종 자기 불안을 아이에게 투사하고, 자신이 풀지 못한 인생의 숙제를 아이가 반드시 풀어주길 바란다고, 그래서 아이에게 자신이 지고 있던 무거운 마음의 짐을 의도치 않게 넘겨준다. 그런 의미에서 가장 조건 없는 사랑처럼 보이는 부모의 사랑조차 폭력이 될 수도 있다.


행복의 나날이란 멋지고 놀라운 일들이 일어나는 날들이 아니라 진주알이 하나하나 한 줄로 꿰어지듯이, 소박하고 자잘한 기쁨들이 조용히 이어지는 날들인 것 같아요.


일상을 벗어난다는 건 예측 밖의 일을 끝없이 만나는 일이다. 그리고 돌이켜보면 여행이란 어쩌면 예상 밖이라 한결 더 즐거운 일인 것이다.


노력해도 안 되는 건 잘 안 되는 거다. 중요한 건 실수를 자기 몫으로 감당해내는 것이다. 어쩌면 그 사람만 하는 특이한 실수가 그 사람의 캐릭터가 되기도 하니까. 못하는 걸 잘하려고 자책하며 노력하는 일보다, 잘하는 걸 조금 더 잘할 수 있게 정성을 쏟는 일이 어쩌면 삶을 더 윤택하게 만드는 일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누군가의 실패에서 위로받는다.


행복은 완결된 감정이 아니다. 그것은 어떤 과정 중에 일어나며, 지속가능하지도 않다.


꿈과 현실. 그중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나는 이 질문에 쉽게 대답하지 못한다. 우리의 삶이 두부를 자르듯 명확히 잘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만은 분명하다. 살면서 어떤 종류의 고통을 참을 것인가. 그것을 결정하는 순간, 우리는 자신이 원하는 삶을 선택할 수 있다.


자신의 꿈을 직업으로 이룬 사람은 많지 않다. 꿈을 직업으로 이루었다고 꼭 행복해지는 것도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자아 중심적인 강박이 나를 망치기도 한다. 왜냐하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은 정말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현재를 망치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일은 자기가 '해야'하는 일에서 의미를 발견하고 그것을 좋아하려는 노력 그 자체가 아닐까.


꿈이 이루어진 이후에도 삶은 계속된다. 이 세상에 '삶'보다 강한 '꿈'은 없다. 인간은 꿈을 이룰 때 행복한 것이 아니라, 어쩌면 꿈꿀 수 있을 때 행복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비는 그칠 것이다. 눈은 잦아들고, 바람은 지나갈 것이다. 하늘에 떠 있는 별조차, 좌표를 바꾸며 끊임없이 변한다. 시간은 많은 것들을 바꾼다.


아직 슬프다면 더 울어야 한다. 눈물이 더는 흐르지 않는 시간이 되면, 얼마간 담담해진 얼굴로 피어 있는 꽃도 보고, 반짝이는 달도 별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슬픔을 슬픔 이외의 것으로 뒤섞지 말아야 한다. 슬픔을 분노로 바꿔 왜곡시키면 스스로 애도의 시간조차 가질 수 없게 된다.


슬픔은 제대로 다뤄졌을 때에만 시간과 함께 자연스레 사라진다. 자기 안에 있는 감정들을 분리해 다독인다는 건, 나 자신을 아끼고 돌보는 행위이다.



충고는 그것을 청한 사람에게만 하자. 나이 운운하면서 섣불리 내 경험을 일반화시키지 말자. 조언을 한 뒤에는 그냥 잊자. 충고를 받아들일지 안 받아들일지는 그것을 듣는 사람 마음이다. 말하는 것보다 점점 듣는 즐거움을 깨닫자.


'멀티태스킹'이 사실 가장 비효율적이다. 학자들은 우리가 어떤 시간에 무엇을 하느냐보다 중요한 건, 그 시간에 대해 우리가 갖는 느낌이라고 강조한다. 시간에 대한 우리의 느낌이 곧 우리의 현실이다.



재능은 균등히 주어지지 않을 것이다. 기회는 우연에 의지할 것이다. 꿈이 악몽이 되는 건 한순간일 것이다. 간절하면 할수록 악몽의 내용은 더 끔찍해질 것이다. 예술은 불공정과 불공평의 세계이다.


노력은 의지가 아니다. 노력이야말로 어떤 면에서 타고난 재능이다. 인간에게 주어진 가장 특별한 재능 말이다.


이긴다는 건 지속가능한 일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젠 이기는 법이 아니라, 지지 않는 법에 대해서 익혀야 한다. 


앞으로 알아낼 것이 많다는 건 참 좋은 일 같아요! 만약 이것 저것 다 알고있다면 무슨 재미가 있겠어요? 그럼 상상할 일도 없잖아요!



내 콤플렉스는 내 눈에만 유독 도드라져 보인다는 것.


시간이 우리에게 선물하는 건 이런 저런 일을 겪으며 똑같은 상황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게 하는 힘 아닐까.

시간이야말로 우리의 강팍한 마음을 조금씩 너그럽고 상냥하게 키운다.


사람에 대한 기대를 내려놓으면 사는게 한결 편해진다. 실망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은 바뀐다. 시간이 하는 일은 대개 속도가 느려서, 다만 자신도 모르게 바뀌어 있을 뿐이다.


만약 인생이 딱 한 번 뿐이라는 걸 깨달았다면, 당신은 아직 늦지 않았다.





*오랜만에 읽은 에세이. 생각을 하게하는 문구가 많았다. '빨강머리 앤'이라는 애니메이션을 다시 한 번 보고싶게 만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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