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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질 일상/필름

'셰이프 오브 워터 : 사랑의 모양' 관람 후기

2018년 7번째 영화

후기인 만큼 스포 다량 있음 주의. 




2018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 셰이프 오브 워터 : 사랑의 모양 (The Shape of Water)



영화의 배경은, 러시아와 미국의 우주 개발 경쟁이 한참이었던 1960대이다.

주인공인 '엘라이자'는 미 항공 우주 연구센터 비밀 실험실에서 청소 일을 한다. 엘라이자는 목에 선명한 붉은 흉터를 가지고 있으며, 그로 인한 후유증인지 말을 하지 못한다. 엘라이자는 가족도 없이 외롭게 살고 있다. 그런 그녀의 곁에는 믿음직한 직장 동료 '젤다'와 가난한 이웃집 화가 '자일스'가 있다.  역시 외롭게 혼자 살고있는 이웃 자일스와 서로 서로 챙겨가며 살아가고 있다.


여느 때처럼 청소일을 하던 연구소에 커다란 수조가 들어오는데, 그 안에는 온 몸이 비늘로 덮혀져있고 인간과 비슷한 모습을 하고있는 괴생명체가 갇혀있었다. 



엘라이자는 괴생명체에게 홀린 듯 빠져든다.  일을 하다 몰래 몰래 수조를 보러가고, 계란을 나눠주며 괴생명체와 소통을 하려한다. 괴생명체는 그런 그녀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고 서로 교감을 하게된다. 



1960년대, 남성우월주의, 인종차별이 만연한 배경임에도 장애를 가진 엘라이자는 예상외로 호기심도 많고 대범하다.

괴생명체를 길들이려고 고문하다가 악덕한 '스트릭랜드'의 손가락이 잘리는 사고가 났는데, 엘라이자는 아무렇지 않게 손가락을 집어들고 종이 봉투에 챙긴다. ㅋㅋㅋ 소심하고 겁 많고 경계심도 심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엘라이자는 일반인이라면 끔찍하고 무섭다고 생각할 괴생명체에게 아무렇지 않게, 경계심이라고는 단 한번도 없이, 그렇게 사랑에 빠진다.


어느 날, 함께 음악을 듣고, 함께 식사를하며 괴생명체와 엘라이자가 교감을 하는 모습을 닥터 호프스테틀러 박사가 목격하게 된다.

닥터 호프스테틀러는 사실 러시아 첩자로, 미국 연구소에 잠입해 우주 개발 비밀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녀를 통해 그가 연구하던 괴생명체가 지능과 공감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고 그걸 상부에 알린다.


그 사실을 알게된 상부는 당연히 괴생명체를 해부하여 비밀을 알아내야한다고 죽일 것을 명령한다.

닥터 호프스테틀러는 그런건 예상도 못했는지, 그제서야 절대 죽이면 안된다고 살아있는 채로 연구를 해야한다고 주장하지만 묵살된다. 바보... 헛똑똑이..

러시아 마저도 괴생명체를 죽이라며 명령을 내린다.


괴생명체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게된 엘라이자는 괴생명체를 연구소에서 탈출시켜 풀어주고자 한다.

엘라이자는 장애에 대해 편견을 가진 다른 인간들과는 달리, 괴생명체는 순수하게 자신의 모습을 봐준다며 자일스에게 자신을 도와 괴생명체를 살려달라고 한다. 자일스는 처음에 엄청난 반대를 하지만, 자신 역시 외로운 인간이라는 것을 깨닫고 외롭던 엘라이자를 행복하게 해주었던 괴생명체의 목숨을 살리기로 결심한다.


탈출 계획을 실행하던 도중 젤다에게 들키지만, 젤다 역시 어쩔 수 없단 마음으로 도와주고 닥터 호프스테틀러까지 엘라이자를 도와준다. 약간의 실수가 있었지만 놀랍게도 계획은 완벽할 정도로 성공하고, 결국 괴생명체를 집으로 데려 오게 된다.



괴생명체의 탈출 소동에 연구소는 난리가 나고, 권력 욕심 많은 스트릭랜드는 눈에 불을 켜고 괴생명체를 찾는다.


그 사이 집으로 데려온 괴생명체와 엘라이자의 관계는 더욱 더 돈독해지고, 괴생명체의 매력에 홀린 자일스도 엘라이자가 일할 동안 괴생명체를 돌봐주는 등 열심히 도움을 준다.


자일스가 잠시 졸고있을 때 괴생명체는 자일스가 그린 자신의 모습을 보고, 티비를 보는 등 호기심을 가지고 집안을 돌아다니다가 자신에게 카악질을 하는 고양이를 잡아먹는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자일스는 순간 놀라고 괴물에게 상처까지 입지만 쟤는 인간이 아니기때문에 어쩔 수 없는거라며 이해한다. 대단한 정신력을 가졌다.. 놀라서 도망갔던 괴물을 엘라이자가 찾아 데려오고, 괴생명체는 자일스에게 사과하듯 머리에 손을 올리며 교감을 한다. 그 과정을 통해 늙어서 빠진 머리가 다시 자라고 상처가 치유되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된다.


괴생명체를 풀어줄 날짜를 정해놓고, 시간을 보낼 동안, 엘라이자와 괴생명체는 육체적인 관계를 가지는 등 서로에게 더더욱 애정을 가지고 의지하게된다. 그런 시간이 지날 수록, 항상 물빛의 초록 옷만 입고 다니던 엘라이자에게도 조금씩 변화가 생긴다. 머리띠에서, 옷, 구두로 점점 뜨거운 사랑과도 같은 붉은 의상과 장신구로 자신을 표현한다. 




명령을 어긴 것을 알고 러시아에서 닥터 호프스테틀러를 처리하려는데, 마침 눈에 불을 켜고 괴생명체를 찾던 스트릭랜드도 닥터 호프스테틀러가 러시아 첩자라는 것을 알게되고, 접선 장소에 찾아가 모두 총쏴 죽이고 닥터를 고문하며 괴생명체의 위치를 말하라며 협박한다.

괴생명체의 위치를 알기위해 젤다와 그 남편을 협박하던 스트릭랜드는 결국 괴생명체가 엘라이자의 집에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남편을 책망하며 젤다는 급하게 전화를 해 스트릭랜드가 가고있으니 피하라고 알려준다.


전화을 받자마자 엘라이자와 자일스는 괴생명체를 데리고 도망을 가 물가에 풀어주려하는데, 괴생명체가 왜 함께 가지 않느냐고 묻는다. 사랑하지만, 함께 살 수 없다는 것을 아는 엘라이자는 너 혼자 가야한다며 어서 가라고 하는데, 그 순간 스트릭랜드가 나타나 총을 쏘고 괴물이 쓰러짐과 동시에 엘라이자도 총을 맞고 쓰러진다. 이렇게 죽나 싶었더니 괴생명체는 총상 마저도 치유해버리고, 일어나 분노한 듯 스트릭랜드에게 다가가 목을 그어 죽인다. 


괴생명체는 둘의 사랑을 방해한 악인을 죽이고 엘라이자에게 다가가 신비로운 힘을 쓰고선 경찰들이 몰려오자 엘라이자를 끌어앉고 물로 뛰어든다.


둘이 물 속에서 유영하는 그 순간 엘라이자의 목 흉터가 마치 아가미처럼 변하면서 살아난다. 그렇게 둘은 함께 살 수 있게된 것이다.


그들이 행복하게 살았을 거라는 자일스의 독백으로 영화는 끝이난다. 





판의 미로를 만들어 냈던 기예르모 감독답게, 이번 영화의 괴생명체에서도 그 느낌이 나타나있었다.

엘라이자가 버려지고, 장애를 가진 외롭고 안쓰러운 존재라는 것을 보여주면서도 어째서 스트릭랜드에게 갖는 경계심의 일부분만큼도 없이 괴생명체에게는 대범하게 다가갈 수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상상력은 풍부하지만, 스토리 전개의 당위성은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악인인 스트릭랜드도 더 높은 권력을 가지고 더 많은 돈을 벌고, 시골이 아닌 도시에 정착하고자 그렇게 까지 악독할 필요가 있었을까싶은 마음이 컸다. 그저 둘의 사랑을 더욱 더 아름답게 꾸미기 위해 철저하게 무자비한 악인으로만 그린건 아닐까. 캐릭터가 다채롭지 않고 그저 그런, 단면적이고 단조로운 모습만 보여주어 아쉬웠다. 

이번 아카데미 작품상도 나랑 안맞아.. 몇년 동안 계속 이러는 거 같다 ㅋㅋㅋ 여전히 다키스트 아워가 받았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주인공의 대사가 없는 만큼 음악의 효과가 굉장히 컸던 것만은 확실한 것 같다. 영화를 본지 이틀이나 지났음에도 여전히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음악들.. 음악은 정말 최고!



“물은 담는 그릇에 따라 모양이 변한다. 부드럽지만 우주에서 가장 강하고 가변성 있는 힘이기도 하다. 사랑 또한 그렇지 않은가? 여성이나 남성, 기타 생명체 등 사랑을 어떤 모양에 집어넣건, 사랑은 바로 그것의 모양이 된다”


-기예르모 델 토로,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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